2013. 8. 8(목)~10(토)
귀농을 꿈꾸고 산야에 묻혀 살아보고 싶다고 꿈을 이야기해왔던 가까운 친구들 중에서 한발 빨리 꿈을 이룬 친구들, 아니 남편 친구들 집에 다녀왔다. 용기를 내어 자연을 더 일찍 선택한 분들, 그만큼 자연을 더 사랑했기에 용기를 빨리 낼 수 있었으리라. 이제 나이를 웬만큼 먹기도 해서인지 추진력 있는 주위 분들 중에 하나 둘 낙향을 시작하는 추세이다.
나도 계곡이나 바다가 보이는 곳에 집을 짓고 살아보고 싶다 생각은 해 봤는지만 막상 추진할 용기를 내기가 쉽지 않다. 아직은 서울이 많이많이 좋기도 하고...
요즘은 이런 조언들을 듣곤 한다. 꿈꾸는 시골에서 전세를 몇 년 살아보고, 집을 사든지 말든지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8월 8일, 평창강 옆의 농가를 구입하여 농사짓고 집가꾸는 재미에 한참 빠져있는 남편 친구 집에 초대받아 다녀왔다. 한반도가 더위로 후끈한 날이었는데, 평창은 그보다 더위가 덜한 느낌이었다. 덥긴 해도 최소한 30도는 안 됐으니까. 밤엔 문을 닫고 자도 덥지 않았다. 강을 끼고 있는 집이라 풍광이 무척 아름답고, 잔디밭과 꽃나무들도 정겹게 가꾸었다. 채송화와 맨드라미도 사랑스럽고, 우리 도착과 함께 활짝 피어준 해바라기가 특히 좋았다. 텃밭도 아기자기하고 이것저것 다양하게 심고 가꾸는 재미가 쏠쏠해 보였다.
농약을 쓰지 않고 기른 감자밭 3고랑을 맘대로 캐서 가져가 보라고 한다. 캘 사람이 없어 이미 시기를 놓친 거라고... 애개개, 그 정도는 당근 잘할 수 있다고 호기를 부리며 시작했는데... 웬걸, 햇볕은 얼굴에 따갑게 내리비추지, 땀은 비 오듯 하지, 쭈그리고 앉아 감자를 캐자니 다리가 무지 아프다. 털썩 주저앉아 캐볼까 했더니 농약을 쓰지 않은 땅이라 웬 벌레와 지렁이, 개미... 는 그리도 많은지, 앉을 수도 없이 엉덩이를 반쯤 들고 쭈그려 캐자니 다리 허리가 아파 힘들었다.
결국 겨우겨우 한 줄만 캐고, 상처나지 않은 놈만 골라 반쯤 가져와 나누어 먹고 있다.
아, 농사는 짓기도 힘들다는데 때맞춰 거두기도 보통일이 아니구나. 우리 부부는 감자 캐기 경험 한번 하고서 귀농은 싹 접기로 했다. 벌레도 싫고, 가끔 나타난다는 뱀도 무섭고.... 강렬한 햇볕도 농사일도, 깨갱 무셔무셔^^
9일엔 미시령계곡에 별장이 있는 남편 친구 집에 초대받아 갔다. 단독주택이 아니고 공동주택 2층이라 관리가 쉬워 보였다. 방송에서 엄청난 무더위에 대해 뭐라 말이 많은데, 미시령은 덥지 않았다. 평창에서 강릉으로 넘어가니 36도였다. 그런데 미시령터널을 넘어가는 순간 29도로 떨어진다. 수시로 비가 뿌리며 온도를 떨궈주니 시원할 수밖에^^. 피서를 제대로 한 셈이다.
* 평창강 옆에 자리 잡은 남편 친구 집, 강아지도 즐거운 표정^^
* 저 한 송이 해바라기 꽃이 반갑고, 벚나무와 00 나무에 매어놓은 빨랫줄도 정겨워^^
* 저 정자는 이름을 뭐라고 지으셨나?
* 평창강으로 산책, 작열하는 태양 속으로 걷다^^
* 평창강 가족 모습^^
* 남의 남편이지만 "너무나 멋져~"
* 아름다운 그림이다^^
* 마당의 대추나무 사이로 떨어지는 해!
* 해가 지고 산과 하늘은 한 장의 수묵화가 된다.
* 드디어 미시령, 도적폭포에 오르다.
* 친구분이 걸어준 해먹, 곁에서 친구들 도란거리는 소리 들으며 곤히 잠들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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