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6. 16(일)
체코 올로모우치(Olomouc), 여행책자에서 수도인 프라하와 비교하며 보면 좋은 도시라 하여 들르게 되었다. 올로모우치는 체코의 보헤미아, 모라비아 양대 지방 중에서 모라비아 지방의 옛 주도, 즉 대모라비아 제국의 수도였던 곳이다. 수도 프라하의 화려함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그 나름 작은(?) 격조와 품위를 갖추고 있었다. 7개의 멋진 분수가 있고, 큰 성당도 여럿 있고, 돌바닥으로 된 도로가 쭉쭉 많이 뻗어있고, 시원하게 넓고 똑바르다. 대부분 오래된 골목길마저 차가 다닐 수 있다.
그런데 예방주사가 너무 쎘던가 보다. 유럽을 휘하에 두고 떵떵거리던 합스부르크 가문의 으리뻔쩍한 비엔나 건축물을 보고난 직후라 그런지 올로모우치(Olomouc)로 들어서는 순간 "애개개..."
그런데 골목골목 돌아다니며 시간이 흐를수록 올로모우치(Olomouc)^^에게 미안한 생각이 드는 건 또 뭘까? 너무 경박하게 실망부터 했던 내가 얼마나 가벼웠나를 되돌아보게 하는 이 도시의 힘, 그런 게 있다. 올로모우치는 대부분 4층짜리의 건물과 건물을 딱딱 붙여 지은 것이 특징인데, 뜯어볼수록 하나하나 예쁘고, 모양과 장식, 색깔도 다르다. 이 골목을 가도, 저골목을 가도 오랜 건물들이 즐비하고, 교회와 성당 첨탑이 또, 또, 나타난다. 그리고 다 예쁘다.
중요한 문화재는 구도시 중심부에 있는 호르니 광장과 근처의 도르니 광장 주변에 몰려 있다.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삼위일체상, 그외에도 미모(?)로 눈길을 끄는 시청 건물, 예사롭지 않은 천문시계, 헤라클레스분수, 아리온분수, 카이사르분수, 넵튠분수, 쥬피터분수, 마리아 기념비 등등...
지도로 볼 땐 호르니 광장과 멀게 느껴지는 성 바츨라프 대성당도 걸어갈 만한 위치에 있다. 모짜르트가 이곳에서 심포니 6번을 작곡했고, 교황 요한 바오로2세가 방문한 성당이라고 한다. 성당 입구와 옆 건물 벽에 관련 글귀가 새겨져 있다.
신기하다. 집들이 이렇게 많고 길도 이렇게 넓은데, 오가는 사람들이 별로 많지 않다. 일요일이라 그런가? 그래도 그렇지, 시간이 멈춘 도시처럼, 너무 조용하고 한적하다. 그래서 생각에 잠기게 되고 자세히 들여다 보게 된다. 그러다보면 올로모우치가 얼마나 예쁜지 보이고, 이곳을 가벼이 여길 뻔했던 게 미안해지는 것이다. 신기한 게 하나 더 있다. 이 동네 사람들은 남녀가 손잡고 다니는 사람이 참 많다는 것이다. 마음이 복잡한 사람은 여기 와서 며칠 있으면 힐링이 저절로 될 것만 같다.
6월 17일, 월요일 아침에 다시 중심가와 대성당을 찾았을 때는 대학가 도시답게 좀더 활기가 있어 보였다. 이곳엔 체코에서 두번째로 일찍 생긴 대학이 있다.
* 시청 건물
카이사르 상
도르니 광장에 있는 쥬피터상
호르니광장
호르니 광장의 헤라클레스 분수 앞 벤취에서 담소하는 한 쌍^^* 저 남편 눈빛 좀 봐, 행복이 보여^^*
호르니 광장, 와아~ 넓어! 바닥도 다 돌이야. 그런데 나무가 한 그루도 없어^^
유네스코세계뮨화유산 성삼위일체상, 뒤에 있는 것은 시청
성 바츨라프 대성당
시청
천문시계, 15분 간격으로 위쪽 마주보고 선 인형이 움직인다. 전체 벽이 조각타일로 문양을 이루고 있다.
아리온 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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