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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럽 여행/프랑스

파리의 여유(2012.5)

by 라방드 2012. 5. 10.

< 파리 >

2012년 5월


1994년 부터 4년간 파리에서 살았던 적이 있습니다. 남편의 근무지가 바뀌어 파리로 떠나게 되었고, 나도 근무지를 파리로 4년간 옮겼지요. 프랑스에 사는 동안 우리가 쓰는 비용 중에서 여행비가 가장 많이 들었습니다. 제법 여행을 많이 하는 편이라는 말이지요.


파리가 좋은 것은 건축, 미술, 자연, 그리고 여유까지 있어서라고 느껴집니다. 파리에 살면 파리의 그런 아름다움에 늘 감탄을 하게 됩니다. 프랑스를 떠나 유럽의 다른 나라를 여행하다 보면 '와아, 여기도 파리 못지 않네. 더 좋은 것 같아.' 하면서 매번 파리에 대한 사랑을 배반(?)했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막상 파리로 돌아오면 그 마음이 싹 바뀝니다.

'아, 역시 파리가 최고구나. 가장 완벽해.'  다른 나라, 다른 도시에서 2% 부족했던 것이 여기에서 드디어 채워지는, 그런 느낌이 드는 것입니다.

 


1998년에 귀국한 후, 파리를 몇번 다시 찾았는데도 사진이 별로 남아있지 않아 이번에는 좀 신경써 찍었습니다. 아래는 2012년 다시 찾은 파리에서 여유와 휴식의 장면을 묶어 보았습니다.

 

<시테섬의 마로니에와 세느강>

4월말 ~ 5월초에 활짝 피는 마로니에꽃입니다. 붉은색은 파리에서도 귀합니다. 대부분 수수한 흰색이지요. 돌아와서 보니, 우리 서울에도 광화문 동아일보 사옥 앞에 하얀꽃이 만개한 아름드리 마로니에가 있더군요. 요즘 우리나라에도 많이 심고 있는데 빨간색도 더러 심으면 좋겠죠. 마침 관광 비수기라는 게 없는 파리 세느강에 유람선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샤이오궁 앞 정원의 마로니에와 노부부>

인류사박물관과 해양박물관이 있는 이곳은 앞과 양옆, 뒤까지 잘 가꾸어진 정원입니다. 정원 위쪽은 2킬로미터 정도 앞이 확 틔어 있어 에펠탑을 바라보기에 가장 좋은 곳이지요. 밤낮으로 사람들이 몰리는데 아침이 참 좋았습니다. 잡상인과 소매치기가 없거든요. 

5월, 아름다운 계절에 파리에 가니 일하는 젊은이보다 노인들의 관광 성수기이더군요. 특히 독일노인들이 스페인에도, 포르투갈에도, 프랑스에도 많았습니다. 아침 일찍 산책을 하고 있는 저 부부도 독일사람인 듯했습니다. 우리 부부와 서로 사진을 찍어주었는데 품위가 있더군요. 

 

<빨간꽃을 피운 마로니에> 제가 빨간 마로니에를 좋아하여 또 찍었습니다. 역시 흰색보다 화사합니다. 내가 살 때는 보기 무지 힘들었던 붉은 마로니에, 요즘은 파리에 묘목을 많이 심었더군요. 워낙 꽃피는 나무가 별로 없어 맹숭한 느낌이 있던 파리가 밝아졌습니다. (프랑스에서 스트라스부르그 가는 길 중간쯤에 있는 트로아라는 도시의 빨간 마로니에가 크고 참 좋습니다. 그곳은 포도주 저장하는 지하 꺄브가 유명한데, 방대해서 차를 타고 다닙니다.)

 

에펠탑 근처

 

시테섬 안의 관광객 발길이 뜸한 곳

 

<룩상부르 공원> 여기저기 쉴 공간도 많고 의자도 많고, 조각품도 많은 공원입니다. 서울로 가져오고 싶습니다.

 

<파리의 노트르담 성당> 뒷모습입니다. 저는 뒷모습을 더 좋아합니다. 쉴 곳도 있고 꽃도 많고 무료화장실도 있습니다,

 

 

 

오른쪽 나무아래 작은 지붕하나, 그곳이 유일한 무료화장실^^

 

<룩상부르 공원>

저는 그늘에서 쉬는데 이 사람들은 이렇게 햇볕을 좋아합니다. 이날 비가 왔는데, 그들은 가랑비 정도는 맞고 그냥 앉아 있지요.

 

저기 높은 건물이 몽파르나스. 약간 부조화스럽지요. 쌩뚱맞다고나 할까?

 

역시 룩상부르 공원

 

<호제> 로제라고도 하지요. 프랑스 와인 중 엷은 술입니다. 식사할 때 시원하게 곁들여 먹으면 좋습니다. 어차피 뭔가 음료를 시켜야 하는데 값도 적절(?)합니다. 그냥 와인을 시키면 복잡하고 가격도 다양한데 '호제'달라고 하면 단순합니다.

 

<에스까르고> 달팽이요리 : 샹제리제의 '알사스'라는 식당, 참 맛있게 합니다. 이거 먹으러 가고 싶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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