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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

전영미 그림 춘향(2019.6.3)

by 라방드 2019. 6. 7.

2019.6.3(월)


전영미 그림에서 만난 춘향


채색 한국화를 그리는 전영미 님의 전시작품들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비단에 채색화가 곱고, 작가정신이 돋보여 더욱 자세히 보게 되었다. 작가노트가 친절하게 붙어있어 작품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춘향' 을 소재의 작품들만으로 그녀의 존재감은 나에게 이미 작지 않다. 이전 전시는 '심청'을 다루었다고 한다. 

전영미 작가를 처음 알게 되었지만 지하공간에 전시한 과거의 작품들과 비교하면, 많이 노력하고 발전하고 있는 화가라는 생각이 든다. 지하에 전시중인 그림은 여기에 올리지 않는다.


추천가 : 나뭇가지를 이용한 전시, 매우 느낌 좋아~  오월의 푸른 하늘과 높이 날아오르며 현실의 벽을 박차고 오르는 그녀의 당찬 이상과 꿈을 그림~


십장가 : 광목을 잘라 그림과 함께 십장가를 한 소절씩 썼다. 매화가지와 붉은 꽃으로 고통에도 무너지지 않는 춘향의 절개를 나타냈단다. 난 이 작품이 가장 가슴에 와 닿았다. 검은 춘향의 모습은 죽음을 각오한 견고한 결단으로, 붉은 매화꽃은 마치 춘향이가 흘린 핏방울로 섬뜩하게 느껴졌다.

 

자유와 존엄을 향한 행진 : 춘향이가 옥에서 풀려나 자유와 존엄을 지킨 것이 암행어사 추로 덕분이라고만 인식하지 않고, 춘향이의 처절한 저항이 있었기 때문, 그리고 그와 뜻을 같은 여인들, 사회적 약자들의 힘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화가의 눈이 참신하다. 머리 위에 그린 마패는 약자들이 꿈꾸는 정의의 심판을 상징한다고. 쉬운 길을 택하지 않고 변화를 위해 몸부림쳐온 이들의 군상으로 느껴져 묘한 감동을 주었다.


춘향은 누구인가? : 춘향의 이미지들


사랑가 : 춘향전의 '사랑가'를 곱고 정성스러운 조각이불로 표현한 것. 




전영미 작가는 미모도 뷰티풀~ 참 겸손하고 아름다운 분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전에는 '심청'을 소재로 전시했다 하던데, 다음엔 어떤 소재를 선택할까,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3.1만세운동과 기녀독립단 : 역사 속에서 춘향의 이미지를 추출한 그림으로 보인다. 참신하다. 유럽의 중세 인물화보다 멋지다.




이별가, 춘향 :

'이별가'의 춘향은 허공을 바라보는 눈빛에 그리움과 슬픔이 담겨 있다.

정면을 바라보는 두번째 그림 '춘향'은 순수하고 곱기만 하진 않다. 신의와 굳은 의지도 갖춘 기품있는 여자의 눈빛을 담으려 했던 대로 잘 표현되었다. 과연 볼수록 그러하다. 아래 두 그림은 기분을 좋게하는 힘이 있다. 집에 걸어두고 늘 바라보면 좋을 것 같다.


부용당 : 춘향이 부용당에서 학문과 예술을 익히는 모습이다.


옥중가 : 옥에 갇힌 춘향의 모습, 그녀를 지지하는 마음으로 흰 장미를 그린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