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6.5(수)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칸느영화제 전원일치 판정으로 대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보기로 했다. 지인에게 얻은 영화표를 감사히 잘 사용했다. '기생충'은 기생충 이야기가 아니라 기생충 같은 인생을 다룬 영화였다. 송강호, 장혜진이 부부로, 이선균, 조여정이 부부로, 이정은은 가정부로, 최우식, 박소담은 송강호의 자녀로 출연했다. 연기력이 모두들 놀라웠다.
'기생충' 영화에는 부자인 박사장(이선균) 가족, 가난한 기택(송강호) 가족과 가정부 국문광(이정은) 부부, 세 가족이 등장한다. 가난한 기택 가족은 반지하 집에 살며 가난에서 좀체로 벗어나지 못한다. 아들 기우와 딸 기정은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고 있지만 두뇌는 제법 명석한 편이다. 인자하고 푸근한 성품을 가진 기택(송강호)과 그의 가족은 가난하지만 화목했다. 안간힘을 써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기택과 달리 박사장은 사업이 날로 술술 번창하고 있다.
기우에게 넘어온 박사장집 가정교사 자리는 SKY 대학 경력은 돼야 입을 뗄 수 있는 풍토, 기우는 대학졸업장을 위조하고 가족의 응원 아래 박사장(이선균)집 딸의 가정교사로 들어가는 데 성공한다. 기택의 아들 기우가 친구 소개로 과외교사 자리를 물려받게 되면서 단추는 꼬이기 시작한다.
기우가 박사장집 가정교사로 들어간 것을 시작으로 기택 가족 4명이 모두 박사장 집에서 일하게 되는 코미디가 전개된다. 한 가족이라는 사실을 숨긴 채.
기우는 박사장의 별난 아들을 위한 미술치료 교사로 여동생 기정을 끌어들인다. 미술치료교사가 된 기정은 운전기사를 모함하여 쫓겨나게 하고, 그 자리로 기택(송강호)을 추천한다. 박사장집 운전기사가 된 기택은 오랫동안 박사장 집에서 일하던 가정부 국문광을 억울하게 내쫓기도록 술수를 부려, 결국 그 자리에 아내 충숙(장혜진)을 들이도록 한다. 자기집에서 새로 일하게 된 네 사람이 모두 한 가족이라는 사실을 박사장은 전혀 모른다.
박사장(이선균)의 집은 유명한 건축가가 직접 지어 살다 박사장에게 판 집이다. 가정부 국문광은 건축가가 살 때부터 그집에서 일하던 사람이었다. 전 주인인 건축가가 몰래 만들어 놓은 비밀의 지하 대피공간을 알고 있는 사람은 가정부 국문광 뿐이다. 국문광은 집주인 박사장 부부도 모르는 지하공간에 남편을 4년간이나 몰래 숨겨두고 있었다. 그녀의 남편은 사업에 실패해 쫒기다가 그곳에서 기생충처럼 살고 있는 것이다.
박사장 가족이 모두 캠핑을 떠난 어느 날, 비가 쏟아지는 거실밖 잔디밭을 보며 기택(송강호) 가족은 행복한 만찬을 벌인다. 여기까지는 블랙코미디, 다음부터는 트레지디~.
파티가 절정일 때, 벨소리가 울린다. 박사장(이선균) 집에서 갑자기 쫓겨나야했던 가정부 국문광이 찾아온 것이다. 지하공간에 피난용 대피시설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그곳에서 살고있던 남편의 존재도 밝혀진다. 그간의 치명적 비밀을 서로 알게된 두 가족은 자신들의 신분을 주인에게 들킬까 전전긍긍, 살상에 가까운 폭력이 오고간다. 어려운 서로의 처지를 감싸거나 이해하려는 이는 아무도 없다.
기택 가족과 국문광 부부의 갈등은 급기야 박사장 아들의 생일파티에서 폭발한다. 박사장집 정원에서 열린 파티에 흉기를 들고 나타난 국문광의 남편의 칼부림은 엄청난 살인사건으로 커진다. 난동 끝에 결국 박사장, 국문광 부부, 기택의 딸 기정이 죽게 된다.
이 무렵 기택(송강호)의 반지하 집은 폭우로 물이 차서 알거지가 되어버린 절망적인 상태였다. 그에게는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박사장의 '지하실 냄새'라는 말에 자극받은 기택(송강호)은 순간적으로 열등감이 폭발한다. 그는 뜻밖에 욱한 심리상태에서 박사장(이선균)을 살해하고 만다. 살인범으로 쫒길 상황이 되자, 그집의 비밀공간인 지하실로 스스로 숨어든다. 기생충 삶을 선택한 것이다.
큰 사건을 겪은 기우는 시도때도 없이 웃는 행동을 한다. 동생을 죽음 앞에서도 웃는다. 뵈는 것이 없는 사람, 감정이 없는 사람, 나아가 사이코패스가 되어가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기우는 아버지 기택이 숨어살고 있는 박사장집을 기필코 사겠다는 결심을 한다.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그는 무슨 짓이든 할 개연성이 있다. 앞으로 돈만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만 같다. 가정교사가 되었을 때와 다르지 않은 새로운 위기를 자초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섬짓해진다.
부자인 박사장(이선균) 집에 가난한 두 가족이 기생충처럼 숨어사는 이야기, 처음에는 코미디처럼 느껴졌는데, 뒤로 갈수록 마음이 무겁고 생각이 많아진다. 기택(송강호)이 박사장(이선균)을 죽이는 비약적 설정은 내 이해력에 좀 부담을 준다. 그러나 깔끔하고 울림있는 영화로 칭찬하고 싶다. 칸느영화제 대상, 받을 만하다고.
봉준호 감독 홧팅. 출연진도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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