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0. 17-18
<설악산 단풍을 만나러 가다>
유난히 하늘 높푸른 요즘같이 아름다운 가을날, 출근길에 종종 " 에잇, 오늘은 핸들을 확 꺾어 설악산으로 가버릴까?"
때론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흔들려, 때론 날씨가 너무 좋아서... 이유도 만 가지, 천 가지... 직장에 매어 끝끝내 일탈을 단 한 번도 못해 보고 퇴직을 하기는 했지만, 휙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도 했었다.
꿈은 이루어진다. 드디어 그날이 왔다. 설악단풍이 500m지점에서 최절정기라는 10월 17일 출발하였다. 오전에만 비가 올 거라는 일기예보는 정확했다.
비가 오는 한계령은 신비로웠다. 산 골짜기마다 하얀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모습이 한 폭의 동양화였다. 우리가 꿈속을 달리고 있는 듯했다. "너무 좋다. 여보 이게 꿈이야, 생시야"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직장에 얽매여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르리라. 그들에게는 당연히 떠나는 주중 성수기 여행이겠지만 우리 부부는 아직도 꿈만 같고, 그래서 더 감격스럽다. 주말에나 떠날 수 있으니, 교통체증에 미리 겁먹고, 설악산 단풍구경 같은 건 꿈만 꿔왔었다. 이번에 설악산 등반을 하며 만난 사람들은 대부분 나이 든 사람들이었다. 부부, 친구 모임, 산악회 회원(대부분 나이 드신 여자분들), 혼자 다니는 남자분, 또는 여자분, 가끔 수학여행 온 고등학생들이었다. 상당히 연만해 보이는 분(70세 이상)들도 제법 눈에 띄었다. 주전골에서 만난 분을 다음날에는 천불동 계곡에서 또 만나기도 했다. 오랜만에 연 이틀간 15km 이상 걸으려니 종아리, 허리가 무지 아프던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산을 타도 열심히 잘 탄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날씨 좋은 가을날, 나처럼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은 유혹에 심란해할 친구들이 생각났다. '일탈을 할 수 는 없겠지만, 단풍사진이라도 보면, 샘들 기분전환이 좀 되겠지?' 차로 이동하는 동안 잠시 창밖의 단풍을 포기하고, 잘 찍힌 사진을 몇 장 뽑아 보내고 나니 흐뭇해졌다. 좀더 보내면 더 좋으려나? 몇 장 더 뽑아 보냈다.
이번에 설악산을 보며 '설악산이 이렇게까지 멋진 산이었던가?' 기암괴석이 유난히 많아 기기묘묘한데 단풍과 늘푸른나무가 어우러져 기가 막혔다.
* 오색약수를 지나 '주전골'에서 용소폭포와 십이폭포까지 종일 걸어도 단풍과 기암괴석 산봉우리들이 어우러진 장관에 눈이 부셨다. 주전골에서 흘림골까지 가는 동안 비가 왔지만 돌아오는 길에는 말끔히 개었다. 이곳이 설악단풍 3경 중 으뜸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왕복 총 8km 이상 걸었고, 흘림골은 가지 못했다.)
* 주전골
* 주전골
* 주전골
* 한계령 휴게소 주변
* 비 내리는 한계령을 지나며
* 주전골
* 비선대
* 설악동 매표소 근처에서 드물게 물든 단풍
* 천불동 계곡
* 천불동 계곡 : 신흥사에서 비선대를 지나 천불동 계곡(왕복 총 7km 정도)으로 들어서자, 어제 주전골에서 좋아했던 감격과 감탄이 잊히고, 에메랄드 빛깔의 계곡물과 기암괴석이 숫구쳐 색색의 나뭇잎과 이루어내는 천불동 계곡의 절경에 넋이 빠져버렸다.
또다시 되뇌어지는 한 마디, '와아, 퇴직하길 잘했어.' 이만큼 건강할 때, 주중 설악단풍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 비선대 주변의 봉우리, 이름은 하나만 기억난다.? ,? 적벽
* 천불동 계곡 : 드문드문 고운 초록빛 계곡물, 중국의 구채구에서 놀랐던 물빛깔이 우리나라에도 있네. 규모나 다양한 색채는 비교할 수 없지만 설악산에도 있다는 것이 기뻤다.
* 천불동계곡
* 천불동계곡
* 귀면암 : 귀면암 옆으로 난 계단을 내려가니, 그 면모가 자못 웅장하다. 계곡까지 커다란 흰 암석으로 이루어져 볼만했다. 위에서만 내려다보는 것으로 끝냈다면 저 웅장한 귀면도 못 봤을 것 아닌가?
* 천불동계곡
* 천불동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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