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스님의 옷

by 라방드 2013. 4. 9.

 

2013. 4. 9(화)

 

내가 사는 곳이 소비의 천국이라 할 만한 강남고속터미널 주변이다 보니 아무래도 소비를 좀 하게 됩니다. 밤 9시(토, 일욜엔 10시)까지 문을 여는 뉴코아백화점이 2동이나 곁에 있고, 고투몰이라는 강남고속터미널 대형 지하상가가 있고, 매출액 최고라는 신세계백화점이 바짝 붙어 있어 유행 패턴도 빠르게 감지가 되고, 보러오는 친구도 많고... 안 사기가 힘들죠. 

너무 싸다면서 사고, 색깔이 맘에 든다면서 사고, 품질이 좋다면서 사고, 스타일이 좋아 사고, 경기가 돌아야 한다면서 사고....

 

그러나 그것도 한때가 있나 봅니다. 요즘은 시들해지고 있습니다. 늘 보면서도 별로 흔들리지 않고, 사지 않고요. 이유야 여러가지 복합적이지만 이렇게 오랫 동안 옷을 사지 않고 지내니 뿌듯해집니다. 스스로 대견하고요^^* 

그러다가 아래의 글을 읽게 됐습니다. 법복(스님의 옷)처럼은 다루지는 않더라도 멀쩡한 옷을 재활용함에 휙휙 던지기보다 손바느질로 리폼해서 입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씩이라도 사서 경제를 살리는 데 일조를 해야할 텐데, 그건 좀 걱정이 되네요ㅎㅎㅎㅋㅋㅋ

 

                                                * 봉천동 길상사에 장식한, 정위스님의 돋보이는 인테리어 감각 

 

 

 

 

스님의 옷(법복)

 

어떤 왕이 부처님의 제자들에게 5백 벌의 법복을 만들어 시주했답니다.

왕이 부처님의 제자 아난에게 물었습니다.

"스님들은 법복이 낡으면 버리십니까?"

아난이 대답했습니다.

"아닙니다. 낡은 옷은 기워서 누더기를 만듭니다. 그 누더기를 겉옷으로 입습니다."

"그 누더기가 낡으면 버리시겠군요?"

"아닙니다. 그것을 기워서 법복 속에 입지요"

"그럼 속옷이 낡으면 그때는 버리시겠군요?"

"아닙니다. 그것을 더 기워서 요를 만들지요."

"그럼, 요가 낡으면 그때는 버리시겠군요?"

"아닙니다. 그것을 기워서 깔개를 만들지요."

"깔개가 낡았을 때는 버리시겠군요?"

"아닙니다. 그것을 잘라 발수건을 만들지요."

"그 발수건이 낡으면 버릴 수밖에 없겠군요?"

"아닙니다. 발수건을 잘게 썰어 진흙과 섞습니다.

그것으로 벽을 바르면 아주 튼튼한 벽이 됩니다."

그말을 들은 왕이 감탄하며 말했습니다.

"훌륭합니다. 참으로 법복을 시주할 만합니다." (출전 : 본생경 157)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름다운 요즘의 서울 하늘  (0) 2013.08.15
역설  (0) 2013.04.12
동짓날  (0) 2012.12.21
허리운동 이렇게  (0) 2012.12.18
김장을 할까요?  (0) 2012.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