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5. 6 ~ 8
십여 년 전 무덥던 한여름, 경복 청송에 있는 '주산지'와 '주왕산'에 다녀온 적이 있어요. 너무 더워서 숨도 쉬기 싫을 정도였던 날씨여서 좋은 계절에 다시 보리라 마음먹고 있었는데, 이번에 가 보았답니다. 역시 좋은 계절에 봐야 최고입니다. 신록의 계절이라 초록도 가지가지, 진한 녹색, 초록, 연초록, 연두, 노랑.... 초록의 향연이 눈부시게 펼쳐지고 있었답니다. 무더운 날의 짙푸른 풍광과는 비교가 안 되지요. 명퇴하길 역시 잘했어요^^
6일, 오후에 출발하여 '청송휴양림'에서 여장을 풀고 휴양림 산책로를 따라 걸었답니다. 길가의 쑥도 뜯으며 산마루를 넘어가는 석양을 바라봤어요.
7일, 주왕산 등반, 대전사에서 주왕산, 칼등고개, 후리메기삼거리, 제3폭포, 제2폭포, 제1폭포, 대전사까지 총 10Km가 넘는 거리였답니다. 기암과 절벽이 우뚝우뚝 솟아있는 산세도 대단하고, 신록도 눈을 홀렸답니다.
8일, 아침 6시도 안 되어 기상한 뒤 8시도 되기 전에 주산지에 도착했답니다. 청신한 아침공기와 맑은 하늘, 봄햇살을 받아 주산지가 살아있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햇빛을 받아 물위로 보석가루들이 알알이 튀어오르는 듯이 빛나는 풍경과 그 신록에 그만 자리를 뜨기가 싫을 지경이었습니다.
주산지를 본 후엔 기암과 암반이 아름다운 절골계곡을 찾았어요. 자연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느라 인위적인 길도 만들지 않은 곳입니다. 들어가서 나올 때까지 우리밖에 없었어요. 아무래도 볼거리가 주봉코스만 못하고 불편한 탓이겠죠.
서울로 오는 길에 안동을 지나야 고속도로를 탈 수 있네요. 존경하는 K쌤이 안동 '병산서원'을 추천한 적이 있어 들렀어요. 유성룡 어른이 세운 서원인데 대원군의 서원철폐 때도 살아남은 서원이래요. 가는 길도 2Km정도는 포장도 하지 않은 1차선 길인 만큼 사람들 손을 타지않은 고즈넉함까지 가진 채, 보존이 잘 돼 있어요. 서원 앞에는 멀리 자태 고운 산이 보이고, 그 앞에 드넓은 백사장이 굽이굽이 돌아 원을 그리며 하회마을로 가는 강이 흐르고 있는데 절경입니다. 여름에 오면 350년 가량 된 배롱나무 꽃도 볼 수 있을 거예요.
어버이 날을 앞둔 시점이라 양가 부모님과 식사와 선물을 주말에 미리 해 드리고, 부모님이 섭섭하지 않도록 양해를 얻고 나선 여행입니다.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지더군요. 철들고 나서부터 한번도 빠트리지 않고 챙겼지만, 이번엔 어버이날 당일 아침에 못 뵐 걸 생각하면 맘 편할 수만은 없었지요.
'주산지'의 신록의 향연
주왕산 절골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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