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 100인용 책상, 즐거운 충격>
교보문고에서 100명이 함께 읽을 수 있는 커다란 소나무 책상을 들여놓았다는 기사를 봤다. 많이 파는 것보다는 많이 읽히는 것이 우선이라는 교보문고의 창업정신을 실천하는 것이라니 즐겁고 따끈한 충격, 한 방 맞은 것이다. 가치 판단의 기준에 경제가 큰 몫을 차지하는 현대사회에, 더구나 최대 이윤 창출이 당연한 기업목표라고 여겨지는 우리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준 것이다.
5만년이나 된 소나무로 만든 책상이란다. 뉴질랜드에서 자라 땅속에 5만년이나 땅속에 묻혀있다가 이 세상에 빛을 본 카우리 소나무를 가져온 것이란다. 그 5만 살 먹은 카우리 소나무를 이탈리아에서 가공하여 우리나라, 광화문 교보문고에 옮겨온 것이란다. 의미 충만^^
가끔 광화문에 나가면 꼭 고개를 돌려 찾아보는 게 있다. 교보문고 건물에 붙여놓은 글, 마음이 따뜻해지는 짤막한 글귀들... 한번도 실망을 준 적이 없는 글이었다. 옮겨 적어두고 싶고, 외우고 싶은 좋은 글귀들... 글씨체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여유있는 한글서체라 언제 봐도 좋았다.
마침 어느 분인지 고마운 분이 교보에 붙여있던 좋은 글귀들 중에서 열 개를 추려놓은 게 있어 퍼왔다. 그분께 감사^^
1. 풀꽃
나태주 (2012 봄)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2. 방문객
정현종(2011 여름)
사람이 온다는 건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3. 대추 한 알
장석주(2009 가을)
대추가 저절로
붉어질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개
천둥 몇개, 벼락 몇개...
4. 풍경달다
정호승(2014 여름)
먼 데서 바람 불어와
풍경소리 들리면
보고 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
5.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2004 봄)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며 피었나니.
6. 약해지지 마
시바타 도요(2011가을)
있잖아,
힘들다고 한숨 짓지마.
햇살과 바람은
한쪽 편만 들지 않아.
7. 해는 기울고
김규동 (2005 여름)
가는 데까지 가거라.
가다 막히면
앉아서 쉬거라.
쉬다 보면
새로운 길이 보이리.
8. 마흔 번째 봄
함민복(2015 봄)
꽃 피기 전 봄산처럼
꽃핀 봄산처럼
누군가의 가슴
울렁여 보았으면...
9. 길
고은(2000 봄)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며 간다.
여기서부터 희망이다.
10. 휘파람 부는 사람
메리 올리버(2015가을)
이 우주가
우리에게 준
두 가지 선물
사랑하는 힘과
질문하는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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