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도가 참 좋습니다. 때로는 고속도로보다 못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38번 국도가 바로 그런 길입니다. 일죽에서 제천을 지나 영월, 고한까지 가보니 자동차 전용도로라 운전하기 참 좋고 주변 경관도 아름답습니다. 게다가 주변에 명승지도 참 많습니다.
충청도와 강원도의 힘이 느껴지는 길이라고나 할까요.
시골집들이 10년 전과 많이 달라졌습니다. 어디를 가도 그림같이 아름다운 펜션들이 많아서 시골이 서울보다 멋져 보이더군요. 마을들도 멋진 양옥들로 번듯해 보여 마음이 뿌듯했습니다.
1. 장릉 : 단종의 릉, 단종은 숙부인 세조에 의해 왕위를 빼앗기고 선왕으로 물러났다가, 다시 이곳 영월(청령포)로 유배를 왔답니다. 찌는 듯한 무더위 속에서 가마를 타고 7일(6/22-28) 걸려 왔다가 4개월 만에 사약을 받아 숨을 거두었다고 합니다.
2. 한반도마을 : 어쩜 그리 우리나라 지도와 똑같이 생긴 동네가 있을까요?
3. 김삿갓면 김삿갓(김병연) 유적
김병연 : 멋스럽게 살다간 김삿갓이라고만 알고 갔는데, 가서 보니 김병연이라는 분이 출생부터 기가 막히더군요. 김삿갓의 할아버지가 홍경래란 때 항복을 했다는 이유로 능지처참을 당했고, 삼족을 멸하는 멸문지화를 당하게 되었다네요. 당시는 안동김씨가 득세하던 때라 안동김씨였던 김병연은 친족의 도움을 받아 목숨을 지킬 수 있었고, 강원도 깊고 깊은 영월, 그중에서도 더더 깊은 산골에서 성장했답니다. 현재 무덤이 있는 깊은 산골에서도 1.8킬로미터를 더 가야 생가가 있답니다. 그곳에서 자신의 신분을 모른 채 어머니가 키워주셨답니다.
김병연이 스무살때, 백일장에 나가 장원을 했답니다. 그런데 장원한 글이 홍경래란에서 항복한 자를 비판한 글이었답니다. 할아버지를 비판하는 글로 장원을 했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되자, 부끄러워 전국을 떠돌면서 방랑시인이 되었다네요.
38번 국도(자동차전용도로)
영월 장릉 : 단종이 마지막 숨을 거둔 영월에 청령포와 장릉이 있습니다. 단종이 잠들어 있는 '장릉',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된 조선왕조의 왕릉 중, 가장 슬픈 왕릉입니다.
장릉의 유래 안내문
장릉에서 제단 쪽을 내려다본 풍경
학생들이 체험학습을 하러 왔습니다. 00 중학교 3학년, 덩치도 크고 목소리도 크더군요. 대부분의 여학생들은 핫팬티 차림 , 남학생들은 전원 긴 바지... 역시 여자들은 유행에 민감합니다. 아이들의 앞과 뒤에서 인솔하느라 수고 많으신 선생님들께 눈빛으로만 격려했습니다.
단종릉 아래의 제사드리는 곳
엄홍도 사당 : 삼족을 멸한다는 조정의 엄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목숨을 걸고 단종의 시신을 거두었던 충신, 엄홍도의 사당이 장릉에 함께 있습니다.
38번 국도에서 잠깐 빠져나와 선암마을로 향해 가면 한반도 지형과 꼭 닮은 마을이 나옵니다. 강의 수량이 적지만 한반도 모양이 선명합니다. 버스주차장을 지나 올라가다가, 산꼭대기에서 내려가기 시작하는 위치에 차를 세우고 올라가니 가장 가까웠습니다.(400미터)
김삿갓면 입구 : 풍류시인, 방랑시인, 천재 시인 김병연을 기리며 그가 살았던 지역 이름을 김삿갓면이라고 지어 특별한 느낌이 듭니다. 김삿갓면 어디에나 삿갓 쓴 김병연 어르신상이 서 계셨습니다.
김삿갓 박물관 입구
김삿갓 김병연의 무덤 : 멋쟁이 김삿갓 무덤에는 멋쟁이들이 다녀가나 봅니다. 크로바 꽃을 한 묶음씩 꺾어다가 무덤 위에 올려놓고 간 사람들이 이었나 봅니다. 저녁이 멀지 않은 시간, 홀로 옥수수 동동주를 한 병들고 와서 한 잔 바치고 가는 중년의 남자분을 만났습니다. 김삿갓을 좋아해서 술 한잔 드리러 왔다는 그분도 김삿갓 같았습니다. 그 사람과 우리 부부는 그 술을 함께 나누어 마시고, 우리도 그 술로 김삿갓께 한 잔 올렸습니다.
'환갑'이라는 김병연의 한시를 조각으로 표현한 작품
우물까지도 감각적으로 만들었습니다.
김삿갓 시를 새긴 조각 작품이 매력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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