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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경기도

'반구정'에서

by 라방드 2012. 6. 11.

 

<반구정과 압구정>

 

2012. 6. 10(일) 거동이 불편하신 아버님과 함께 의자가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마치고 파주 '반구정'에 들렀다. 반구정 바로 옆에는 반구정나루터집이라는 유명한 장어구이집이 있어 반구정도 주차장도 제법 활기가 느껴졌다. 입장료 성인 500원

 

반구정(伴鷗亭)은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바로 못미쳐 임진강 기슭 언덕위에 위치하고 있다. 조선시대 청백리로 유명한 황희 정승이 사용하던 정자로, 1983년에 경기도 문화재자료 제12호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파주 포토10경에 들어가기도 한다.

반구정의 주인공인 황희 정승(1363~1452)은 파주 출생이 아니다. 개성에서 태어났지만 과거급제 후 첫 부임지일 뿐 아니라, 한때 파주에서 유배생활을 한 인연이 있어 노년에 관직에서 물러난 후, 파주로 내려와 임진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임진강변 솔밭 동산에 반구정을 짓고 시문을 즐겼다고 한다. 그리고 파주에서 89세에 생을 마감하고 묘소도 파주(유적지와 떨어져 있음)에 있다. 갈매기와 함께 벗하며 노는 정자라는 의미로 정자 이름에 갈매기 '구'자를 넣었다. 한국전쟁 때 불타 없어지자 원래 반구정이 있던 자리 바로 아래에 반구정을 다시 짓고, 원래 반구정이 있던 자리에는 앙지대라는 정자를 다시 하나 더 지었다. 지금도 두 정자가 나란히 위아래에서 임진강을 내려다보고 있다. 분단역사의 현장인 '임진각' 바로 못미처에 위치하고 있어서 정자에서 고개를 내밀어 바라보면 멀리 '돌아오지 않는 다리'가 보인다.

 

반구정에 오르니 압구정이 떠오른다.

조선시대 한명회의 정자 압구정은 부와 소비의 1번지로 여겨지는 압구정동이라는 이름과 명패만이 남아 전하고, 정자는 지금 온데간데 없다. 그러나 황희 정승의 반구정은 그 높은 정신을 기리고자 하는 후세 사람들의 뜻에 따라 불탔어도 다시 지어, 송림 사이에서 도도히 흐르는 임진강을 굽어보는 오늘의 모습에 이르지 않았던가? 

시간이 흐르고 정치 세력과 각종 사상의 부침이 거듭 바뀌어도 높은 뜻은 여전히 높고, 낮은 것은 여전히 낮은 정신으로 남는다는 교훈을 얻는다.

이렇게 유적지를 찾으면서 자칫 잊기 쉬운 훌륭한 조상을 기릴 수 있게 되어 뿌듯하다.

반구정은 한국전쟁 중에 불탔으나 새로 지어서 황정승의 정신을 기리고 있다고 한다. 반구정 바로 아래로는 철책선이 처져 있고, 임진강 건너에도 철책선과 초소들이 있어 남북 분단의 현실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 반구정 : 반구정에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 반구정을 찾은 사람들이 그 자리에서 떠날 줄을 모른다.

 

* 나무가 많아 반구정을 잘 찍기가 쉽지 않다.

 

보이는 정자가 반구정 저 뒤에 살짝 보이는 정자는 앙지대

 

 

 

 

볕은 따가워도 그늘은 시원한 날,

나이 많은 효자와 늙으신 아버지가 황희정승 유적지를 찾아와 짓는 미소가 보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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