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서래섬에 자주 갑니다.
서래섬에 개망초가 피었습니다.
위로 아래로 이렇게 많이....
자세히 보아 주세요.
화려하지는 않아도 수수하고 깔끔한게 제법 아름답지 않은가요?
벌도 나비도 많이 날아든답니다.
이렇게 많이, 하얗게, 풍성하게.
예쁘지요? 수북하기도 하지요?
여기, 서울 한강 잠원지구 작은 섬, 서래섬에 참 많이 피어 있지요.
물과 나무와 잘 어울려요. 산책하는 이들이 저절로 미소를 짓게 합니다.
서래섬을 빙 둘러 꽃길이 되었습니다.
이제 서래섬은 온통 개망초꽃으로 둘러싸였습니다.
무뚝뚝한 남자의 마음도 빼앗아 버립니다. 가던 길을 멈추고 바라보게 만드네요.
멀리 반포대교가 보이네요.
오늘 2012년 6월 13일입니다.
난데없이 먼지가 부옇게 납니다.
조끼를 입은 남자들이 기계를 들고와 개망초를 벱니다.
가슴이 시립니다.
날카로운 기계에 개망초가 쓰러집니다.
살아남은 꽃과 쓰러진 꽃이 무서운 기계를 봅니다.
꽃을 베던 아저씨들은 쉬고,
남자는 개망초 없는 서래섬을 걷습니다.
개망초밭은 더이상 서래섬에 없습니다.
이렇게 수북했던 개망초길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남습니다.
개망초와 유채열매 가득했던 자리에 비둘기들이 날아왔습니다.
그들이 잔치를 벌입니다.
서래섬의 주인공은 이제 그들입니다.
앗!!! 생물 전공하시는 분 말씀을 들으니, 개망초는 땅을 산성화시키기 때문에 베어내야 한다는군요. 알려주어 감사합니다. 날카로운 기계와 조끼 입은 아저씨들 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