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6. 2 - 3
크레타(Crete) 행 페리
핸드폰을 버스에 놓고 내린 분실사건이 앞에서 쓴 것처럼 해피하게 마무리 되고, 우린 포기할 뻔했던 크레타 행, 얏호 결국 크레타를 다녀왔다. 처음 계획으로는 밤 페리로 가서 크레타에 아침 도착, 크레타 헤라클리온(Heraklion)에서 1박하고 다음날 밤 페리로 아테네로 돌아올 계획이었다. 이틀 동안 여유있게 크레타를 둘러보자는 생각이었고 모든 예약이 그렇게 되어있었다.
핸드폰 분실 사건으로 6월 1일 하루를 아테네에서 더 보내는 대신, 크레타를 하루 줄이고 나머지 일정은 처음 계획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드뎌 6월2일 밤 9시 크레타 행 페리~ 낮에는 호텔에 짐을 맡기고 아테네의 부촌이라는 키피샤에서 세련된 아테네를 즐기고 일찌감치 피레우스 항구로 갔다.
7시30분(출항 1시간30분 전))인데 벌써 승객들이 배에 타고 있었다. (※ 돌아오는 페리는 출항 2시간30분 전에도 승선시키고 있었다.) 뭘 저리 서두르나 의아했는데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대부분 의자만 예약되어 누워 잘 자리를 먼저 선점하려고 서두른 거였다. 긴긴 밤, 편안한 잠자리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푹신한 긴 쇼파에 묻혀 편히 자며 갈 수 있는 자리는 일찍 가야만 차지할 수 있었다. 남이 옆에 앉을까봐 쇼파에 길게 누워있는 모습들을 보고 있노라니 이해가 가면서도 씁쓸했다. 늦게 도착한 사람들은 의자에 앉은 채로 가거나 바닥에 누워 가는 사람도 많았다.
우리는 페리의 방을 예약하여 호텔과 다름없이 체크인, 편히 갔다. 다른데는 아껴도 이럴 땐 편히 가자면서 남편이 선택한 것인데 만족^^ 페리에서 자면서 밤새 달린배가 6월 3일 아침 6:40 도착. 40분 늦게 도착한 것이다. 그리스에서는 이렇게 늦는 것은 변명도 설명도 필요없는, 일상처럼 된 일인가보다. 늘 늦었다.
항구에 짐을 맡겨야하는데 이른 아침이라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보이는 사람마다 모른다하고, 안내판도 전혀 없고, 책에 나온 보관소는 찾아도 없고. 짐을 끌고 황당했다. 'i5'쪽 항구 맞은편 길 건너에 작은 버스터미널(Bus station)이 있고, 그곳에 보관소가 있었다. 우리는 당일 저녁에 출발하는 페리로 아테네로 돌아갈 예정.
짐을 맡기고 홀가분하게 크노소스 궁전 유적지로 향했다. 그 버스가 헤라클리온 중심을 통과하므로 두루 편리할 거 같았다. 버스터미널(Bus station)의 한쪽이 시내버스 종점이기도 했다. 크레타가 제법 큰 섬이라고는 하나 그래도 섬, 버스들이 다닐 수 있는 거리가 멀 리가 없다. 우리는 바로 그 자리에서 텅빈 2번 버스를 타고 30분 슬슬 달려 헤라클리온 외곽의 기념품 가게가 몇 개 맞아주는 크노소스 궁전 유적지 도착.
여기에는 크레타행 페리 이동 전후의 과정 사진들만 담아본다.
아래 사진의 페리가 아니었다. 회사는 같지만 약간 더 작은 페리를 탔다.
우리가 탄 'Blue Horizon'의 입구
큰 일을 겪고난 후라 기분이 날듯~ 얼마나 기분좋은 날이었던지... 서양여자처럼 푹 파진 옷을 입고 배에서 활보를 해봤징ㅎㅎㅎ
엄청 해피한 기분, 셀카에 담음^^
페리에서 내려다본 피레우스
선상 휴게실에서
4인실에서 둘이 타고 가는 거다. 짐 정리하기가 좋았다
바다가 보이는 방이라 아주 조금 더 비싼데 에궁, 그럴 필요까진 없었어. 그 돈으로 아이스크림 사먹는 게 나아. 밤이라 뵈는 게 없어. 밖으로 나가면 바다 다 보이고, 석양도 나가야 시원하게 보여. 다 날릴 뻔했던 우린 그래도 좋아, 저래도 좋아^^
크레타의 중심도시 헤라클리온 지도(헤라클리온 항구에서)
짐보관하는 곳 찾느라 혼났네. 알고보니 여기, i5 근처, 지도에 표시한 '버스 스테이션'에 있었어,
얼마나 찾느라 고생을 했던지... 다음 한국분들은 고생 안 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자세히 올림^^
항구쪽에서 바라본 버스스테이션 건물 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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