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4. 19(금)
봄꽃 구경도 할 겸 자연 속에서 콧바람 좀 쐬고 오자면서 청풍호로 향했다. 날씨도 좋고 기분도 좋고 엄마도 함께해서 더욱 흡족했다. 봄기운이 온 나라 들과 산에 가득하다. 더러는 신록이, 더러는 들꽃이 더러는 진달래와 개나리, 벚꽃이 봄소식을 전하고 있다. '이틀 전에 청풍호에 다녀온 친구가 청풍호 주변 벚꽃이 만개하기 직전이었다고 했으니 오늘은 초철정일 거야.' 기대에 차 있었다. 사진에서는 색채가 화사하게 나오지 않았지만, 환호성을 지르고 싶을 만큼 아름다운 날씨였다.
서울에서 중부고속도로를 타다가 호법에서 영동고속도로, 다음 중부내륙고속도로로 접어들어 감곡에서 빠져 38번 국도를 따라 달렸다. 청풍호를 속속들이 보자는 생각으로 호수를 바짝 끼고 나있는 외진 시골길을 택했다. 길을 잘못 들어 비포장도로를 꽤 달려야 했다. 선택한 길은 아니지만 오히려 재미있었다. 산굽이를 돌면 청풍호가 오른쪽으로 보였다가 산을 돌면 또 사라졌다를 반복했다. 청록빛깔 호수가 아름다워서 호수가 보일 때마다 '와아와아' 소리를 질렀다. 어디가 어딘지 표지판도 없고 집도 별로 없는 오지 중의 오지를 헤매는 것도 재미있었다. 차도 오가지 않는 깊은 산골에서는 길가에 수북이 난 쑥을 뜯었다. 엄마와 나는 나물캐는 게 신나서 콧노래가 저절로 나왔다. 친구에게도 줄 만큼 넉넉히... 한 봉지씩 뜯었다. 단지 점심식사 시간을 놓쳐서 오장육부가 밥달라고 꿈틀대는 통에 그거 진정시키기가 좀 힘들었을 뿐^^*
'청풍호 청정한우'에서 한우 등심 600g(45,000원)과 곰탕 2인분(10,000원)을 게눈감추듯 먹어치웠다.
하얀 실선 두 개를 그리며 호수를 따라 자란 벚꽃 가로수로 화사한 자드락길을 따라 천천히 차를 몰았다. 벚꽃은 기대했던 대로 만개하여 절정을 이루고 있다. 청풍호를 오른쪽에 끼고 옥순봉 방향으로 달렸다. 가다보니 희망솟대 부근은 가을 단풍철에도 좋았는데 봄에도 여전히 운치가 있다. ES리조트와 정방사 입구도 지났다. 청록빛깔 호수와 흐드러진 벚꽃 가로수의 환영을 받으며 달리는 드라이브가 쥑여준다고나 할까?
옥순봉 휴게소에서 칡차 한잔씩 마셨다. 휴게소 주인아주머니의 넉넉한 웃음이 떠오른다. 그리고 그녀가 한 말도. '요즘 카톡을 시작하면서 사는 재미가 늘었다'고. '카톡을 통해 좋은 글을 봤는데, 그후로 더욱 행복해졌다'고. 나도 읽은 적 있는 좋은 글이라 적어본다.
" 지금 이 순간, 어떤 사람은 제발 눈이 보이게 해달라고 기도를 한다.
그런데 나는 이렇게 잘 볼 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가!
또 어떤 사람은 귀가 들리게 해달라고, 또 어떤 사람은 걸을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를 한다.
그런데 나는 귀도 잘 들리고, 걸을 수도 있고... 말도 하고, 일도 할 수 있지 않은가!!!
그런 생각하면 나는 아무 불만이 없어진다. 기쁘고 행복하고 감사할 뿐이다."
우리에게도 행복 바이러스가 전염되어 오는 느낌이었다. 엄마도 마냥 행복해 하신다. 옥순교를 건너 청풍문화단지로 향해 흐드러진 봄꽃들을 보고, 감곡IC 근처 유명한 청국장집 '외할머니집'에서 청국장을 먹고 귀경^^*
* 희망솟대에서 바라본 청풍호
* 희망솟대에서 내려다 본 자드락길
* 희망솟대의 할미꽃
* 청풍대교와 건너편 청풍문화단지
* 청풍문화단지에서, 미모의 할머니 ㅎㅎㅎ
* 청풍문화단지에서
* 희망솟대에서 본 청풍호
* 옥순봉
* 옥순봉
* 자드락길
* 자드락길
* 쑥캐는 아낙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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