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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

튤립축제가 태안에서 열리고 있어요

by 라방드 2013. 5. 1.

2013. 4. 30(화)

 

태안에서 튤립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네덜란드 커켄호프 튤립축제가 생각났어요. 1995년도에 우리 가족이 함께 갔었는데 아름다움과 그 규모에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4월30일이 네덜란드 여왕 탄신기념일이라 온 나라가 축제분위기였고 길거리마다 음악회와 공연으로 떠들썩한 분위기로 즐기고 있는 모습이 참 새롭고 흥미로웠지요. 자기 물건을 가지고 나와 좌판을 벌여 맘대로 팔 수 있는 유일한 날이기도 하고요. 

지금이야 우리나라도 축제도 많고 그렇다지만 그때는 보지 못하던 풍습이었거든요. 여왕탄신일인 4월30일 전후에 네덜란드 케켄호프라는 곳에서 열리는 튤립축제는 시야의 끝에서 끝까지 색색의 튜울립밭이 끝없이 펼쳐지고, 전시하는 커켄호프 내에는 하얀 백조와 희귀한 온갖 튤립꽃들이 어우러져 환상적이었죠.

커켄호프를 봤는데 뭘 또봐? 하면서도 마음이 들썩여 떠났답니다. 엄마를 모시고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사정상 모시지 못했고요. 예쁜꽃을 볼 때마다 엄마 생각이 났어요. 모시고 다시 오고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태안 튤립축제는 볼 만하지만 아쉬움도 많이 남습니다. 바다와 연결한 산책로와 유채꽃밭까지 만드는 아이디어와 입지여건은 참 좋으나 아직은 지자체의 수준이 미흡하게 여겨집니다. 앞으로 해가 거듭될수록 발전하고 지역사회의 자랑이 될 정도로 성장하겠지만 오늘은 꽝^^이었습니다.

백만송이 튤립이라고 선전한 만큼 다양하고 예쁜 튤립을 많이 준비하여 꽃은 볼 만해요. 그러나 튤립이 좋았던 것에 비해 조경이 조악한데다가, 공사 끝마무리가 엉성하고, 꽃밭 가장자리를 하얀 비닐끈으로 모두 둘러막아 꽃은 보호하겠지만 사진에도 거슬리고 시야도 거슬렸답니다. 거적이나 비닐로 덮어놓은 길바닥을 걸으며 감상하는 것도 기분이 씁쓸하고, 기념품 판매 코너나 식당 등의 건물을 비닐하우스로 만들어 초라하였습니다. 

식사는 김밥이라도 사 가지고 가서 먹는게 낫고, 커피는 아메리카노가 3,000원인데 괜찮더라구요. 구내 '대식당'은 비닐하우스로 만든 대형식당인데 빈민촌에서 밥먹는 기분이었어요. 로맨틱하게 꽃구경하러 왔다가 꾸질꾸질한 식사를 해야하니... 근무하는 사람은 대여섯 명에 불과하면서 음식은 불쾌할 정도로 성의없고 맛없고 낙지인지 오징어인지 재료도 흐물흐물 나빴답니다. 바닥은 울퉁불퉁한 흙바닥에 거적을 깔아 만들었고,얇은 비닐을 덮어 사용하는 식탁은 무료배급소 식당보다 형편없어요.

가격은 낙지비빔밥 8,000원, 꽃잎비빔밥 7,000원인데 자기들도 맛이 별로라고 할 정도입니다. 간식 사먹을 곳이 몇 군데 있는데, 비싸지는 않지만 불어터지고, 굳어 엉망입니다. 뭐든 잘 먹고 웬만하면 맛없다는 이야기를 할 줄 모르는 내가 이 정도면...... 먹을 건 몽땅 싸가지고 가야할 듯^^

입장료 9,000원, 주차장은 주차비 따로 없고, 정문에 가까운 점이 좋음.

 

시설은 열악하지만 꽃은 볼만하고 아름답습니다. 좋은 모습만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