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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강원도

서울 탈출, 미천골휴양림 설경(2014.3.5)

by 라방드 2014. 3. 12.

 2014.3.5(수)

 

탈출하고 싶었습니다. 참을 수가 없었거든요.

어디를요? 그동안 그렇게 예찬해왔던 서울을^^

 

왜 그렇게 서울을 떠나고 싶었냐면요....

 

며칠간 온 나라를 뒤덮었던 미세먼지 때문이에요, 으악~

미세먼지 농도가 내려갈 줄 모르고 계속 100을 넘어가 늘 뿌연 서울,

미세먼지로 뿌얘진 북경 시내 사진을 보며, '그런 데서 어떻게 숨 쉬며 사는지 모르겠다', '심각하다' 생각했었는데 우리의 서울이 그 모양이 되어버렸어... 환한 세상, 맑은 하늘 아래에서 안심하고 숨 쉬고 싶어.... 

 

그것만이 이유가 아닙니다. 눈이 보고 싶어서요. 작년에는 징그럽게 많이 오던 눈이 금년에는 통 안 오니 자꾸만 설경이 보고 싶더라구요. 게다가 영동지방에는 유례없는 폭설이라고 야단인데 말이에요.....

 

심호흡을 하기도 겁나는 서울 주변, 산책도 제대로 할 수 없는 데다가 춥기까지...

그러니, '안심하고 공기를 흡입하고 싶다.' '산에 오르고 싶다'. '서울을 탈출하고 싶다~' 되뇌다가 결국 서울을 탈출한 겁니다. 사랑하는 가족들이 서울에 그대로 있는데 우리만.... 미안한 마음은 접어두고  강원도 태백산맥을 넘어 양양 미천골로 떠났습니다. 

예보대로 서울을 비롯한 전국이 날은 추워졌지만 공기는 맑아졌습니다. 우리가 도착한 영동지방만은 출발한 5일, 눈이 많이 왔습니다. 눈, 아찔하게^^ 하얀 눈 세상 실컷 봤지요. 가는 날 눈이 많이 왔는데 이튿날부터는 눈이 뚝 그쳤어요. 태백산맥의 구룡령을 넘어갈 땐 앞이 안 보일 지경으로 눈이 퍼부어 찻길이 무시무시했는데, 쌓였던 눈이 햇살 아래 계속 녹더군요.

 

등산은 못했습니다. 길이 매우 미끄럽고 눈이 깊이 쌓여 발이 빠져서요. 강원도 양양 미천골휴양림에서만 이틀 묵으며 그간 굶주렸던 눈과 파란 하늘 신나게 즐겼어요. 양양 낙산사에도 다녀오고요.   

 

사진은 우리 숙소였던 미천골휴양림 내에서 찍은 겁니다. 사유지가 일부 포함되어 예쁜 펜션이 함께 잡혔어요.